
3월달은 필자에게 약간은 기분이 좋은 달이었다. 시드노벨의 작품 4개가 새로 나왔고, 그 중 3개의 작품이 '완결'되었으니까. 요즘 이상하게 자금난에 시달리는 필자에게 '새 작품'의 등장은 즐거우면서 동시에 가슴아픈 일이었고, 기존 작품의 '완결'은 약간의 아쉬움과 동시에 '이제 하나 끝났구나!'하는 환희를 주었으니까. 이제는 라면과 작별 할 수 있을지도 몰라! 앞으로는 라면과 삼각김밥을 같이 먹을 수 있을 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 완결 작품이 '환수고교'와 '그녀는 교주다'라는 사실은 조금 더 많은 아쉬움을 필자에게 안겨주었다. 특히 환수고교 같은 경우는 '이제 슬슬 시작해보겠어!'라는 분위기를 풀풀 풍기고 있는 와중에 '완결 선언'이 쿵 하고 내려왔으니, 아쉬움보다 '의아함'이 먼저 앞서기도 했다. 그렇게 많은 복선과 암시를 깔아두고 나서 완결을 지으려고 한다면 당연히 '무리'가 생길 수 밖에 없지 않은가. 과연 이대로도 좋을까? 라는 의문도 함께 들었고 말이다.
1권에서는 '현'이 환수고교에서 동료 - 혹은 친구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렸었다. 고양이들 무리에 놓인 생선이, '난 단순한 생선이 아니다.'라는 것을 인지시키고 고양이들과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과 고양이와 생선의 '공공의 적'의 등장을 그린 1권. 그리고 2권에서는 고양이와 생선의 친분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강경파 고양이마저 친구로 만들고, '공공의 적'과의 전초전을 그리고 있었다. 이런 전개라면 '일반적'으로는 최소 4~5권까지는 진행되는게 맞지 않나 싶은데, 3권에서 떡하니 완결되고 말았다. 그 분량이 다른 시드노벨에 비해 꽤 되기는 하지만, 과연 그걸로 충분하려나? 작가의 뛰어난 역량이 있다면 그런 것조차 모두 상쇄시킬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혹은 그 이상을 넘어 이 모든 플롯이 계획된 것이라면... 생각보다 빠른 완결이 독자에게 의외의 감동을 줄지도 모른다. 그런 약간의 기대감과 우려감을 가지고 환수고교를 읽었고, 작가의 후기까지 읽어내린후에는 딱 한 마디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역시 무리였어.'
갑작스러운 완결답게 굉장히 전개가 빠듯하다. '학기중'과 '방학'의 두 파트로 나뉘어지며, 430여 페이지라는 기존 시드노벨의 1.5배 '밖에 안 되는' 분량 안에서 이전 시리즈에서 깔아두었던 '복선'과 숨겨진 '진실'등이 와르르르 등장한다. 5대비의를 가지고 있는 현자들도 죄다 등장하고, 신수들도 다 등장하며, 휘는 내적 성장을 겪으며 한 층 더 훌륭한 왕녀로서의 모습을 갖추게 되는 등등, 정말 430페이지가 430페이지 '밖에' 안 된다고 느낄정도로 방대한 전개가 이루어진다. 뜬금 없는 '캐릭터들의 등장', 갑작스러운 '반전', 아쉬운 '결말' 등 이전 시리즈보다 아쉬움이 더 크게 남는 완결편이다.
이 작품에서 더 크게 느껴지는 아쉬움은 '전투 장면에서의 묘사'다. '전투'가 주가 되는 소설에서 '묘사'는 생명이다. 그 묘사가 이번 완결편에서는 매우 세세하긴 했으나, 정교하지는 못했다는 느낌을 준다. ICBM이나 권능, 전략급, 전술급 등의 생소하다면 생소할 수 있는 단어의 선정이나, 호흡이 긴 문장의 묘사 등은 박진감을 주어야하는 전투장면을 띄엄 띄엄 보면서 대충 대충 넘어가게까지한다. 그런데 뒤쪽으로 가서는 중요한 결투 장면을 한 두페이지로 끝내버리거나, 언급해버리지도 않는다. 전체적으로 분량의 조절에서 실패했달까?
그래도 작가의 '열정'이라든가 '욕심'이 많이 느껴졌다는 것은 좋았다. 판타지 소설로서의 '재미'나 '전투장면', 소설로서의 '메세지' '교훈' 등을 무엇하나 놓치지 않고 잡으려고 했던 흔적이 여기저기서 보였으니까. 정치에 대해, 꿈과 희망에 대해, 우정에 대해, 인간의 욕망에 대해 참 많은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담았다. 뭐, 분량의 부족함으로 그 이야기들이 다 뭔가 하나씩은 부족한 모습으로 표현되기는 하였지만 추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도 모르니까. 다음 작품이 있는지 필자는 알지 못하겠지만, 좋은 작품으로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자신이 그리고자 하는 것을 모두 그려내서 다시 찾아와주었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다.
별점:
(5/10)
Good (+_+)乃 - 먼치킨 전투 판타지임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요소들. 생각 없이 봐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전체적 플롯.
Bad (-_-)p - 너무나 빠른 전개. 완결이 조금 이른감이 있음. 전투 장면에서 다소 '어렵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음.
Special Feature (+_+) - 완결편. 먼치킨 전투 판타지.
이글루스 가든 - 라이트노벨을 읽어봅세


덧글
펑거스 2009/03/26 22:42 # 답글
뭐랄까, 편집부의 아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느낌이랄까요[...]그녀는 교주다 작가님은 개인사정이 있어서 그렇다 쳐도, 이 작가분은 정말 뭔가 한 소리 듣고 완결 지으신 것 같다는 생각이[......]
완결이 이르다는 평이면 역시 편집부에서 너무 닦달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ㅠ 어른들의 사정은 정말 무섭고도 잔인하네요[...]
이런 작품에나 좀 특전 같은 걸 붙여주지 기획도 너무하셔라...
티오 2009/03/27 08:18 #
그러니까 말이죠... -_-;;; 너무 이른 완결이라 아쉬움도 많고....그녀는 교주다는 후다다닥 마무리했다는 느낌은 없는데, 환수고교는 확실히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마무리한 느낌이 강해서 -_-);;
더 좋은 소설로 돌아왔으면 하네요 ㅠㅠ
토돌 2009/03/30 13:20 # 삭제 답글
ㅠㅠ 출판사 너무 탓하지 말아주세요. 그쪽분들도 돈안되면 어쩔수없는겁니다. ㅠㅠ 저로선 고료안받아도 좋으니 당초기획인7권까지 쓰고 싶었습니다만 정말로 ㅠㅠ
티오 2009/03/30 19:16 #
=ㅁ=... 그...그런 ㅠㅠ...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을 어느 곳에 딱히 풀 수가 없으니 그 화살이 출판사를 향하게 되네요... ㅠㅠ 다음엔 더욱 멋진 작품으로 돌아오실 수 있길 바랄게요...+_+
윤소현 2009/06/26 08:28 # 답글
전 환수고교 전부 다 샀는데 참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시드노벨을 지뢰작까지 다 산 사람은 아니지만요;; 환수고교는 재탕으로 읽어도 읽어도 어째 질리지가 않더라고요?…….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어?
더, 덧글란에 토돌이라는 이름이 보인다?! 비로그인이지만.
티오 2009/07/04 09:34 #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을만한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 만큼 조기 완결이 눈물나도록 아쉽지만 말이죠...